기독교 신학

창조 신앙은 생태 위기와 기후 위기 앞에서 어떤 책임을 요구하는가?

이영순 (Loven) · 2026. 7. 11.

1. 창조 세계는 하나님의 소유이다

성경은 온 우주가 하나님의 창조이며, 하나님께 속해 있음을 선포합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창세기 1:1)

"땅과 거기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 가운데에 사는 자들은 다 여호와의 것이로다." (시편 24:1)

그러므로 자연은 인간이 마음대로 소유하거나 소비할 대상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맡기신 창조세계입니다.

창조 신앙은 세상을 하나님의 선한 창조로 바라보며,
모든 피조물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존재임을 고백합니다.

2. 인간은 창조 세계를 돌보는 언약적 청지기이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하시고 세상을 다스리는 사명을 맡기셨습니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땅을 다스리라." (창세기 1:28)

또한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에덴동산에 두시고

"경작하며 지키게 하시고." (창세기 2:15)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여기에서 '다스림'은 착취나 지배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다스림을 본받아 생명을 돌보고 질서를 세우며

창조 세계를 보전하는 책임 있는 통치를 의미합니다.

인간은 창조 세계의 주인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따라 관리하는 언약적 청지기입니다.

3. 생태 위기와 기후 위기는 무엇을 보여 주는가?

오늘날 우리는 기후변화, 생물 다양성 감소, 산림 파괴, 토양 황폐화, 해양 오염 등

다양한 환경 문제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하나로 환원될 수 없으며,

과학은 여러 자연적·인간적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고 설명합니다.
성경은 이러한 현실을 더 깊은 차원에서 조명합니다.


죄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깨뜨릴 뿐 아니라
인간과 인간, 인간과 창조 세계의 관계도 왜곡합니다.

탐욕과 무절제, 책임 없는 개발과 소비는 창조 질서를 훼손하며,

그 결과는 인간 사회와 자연환경 모두에 영향을 미칩니다.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우리가 아느니라."
(로마서 8:22)

피조물의 탄식은 하나님의 창조 질서가 완전한 회복을 기다리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4. 창조 신앙은 어떤 책임을 요구하는가?

창조 신앙은 그리스도인에게 다음과 같은 책임을 요구합니다.


첫째
, 창조주를 예배하는 삶입니다.

환경을 보호하는 이유는 자연을 숭배하기 때문이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을 사랑하고 경외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 청지기적 책임입니다.

하나님께 맡겨진 자원을 책임 있게 사용하고,
다음 세대가 누릴 수 있도록 보전하는 것은 언약적 청지기의 사명입니다.


셋째, 이웃 사랑의 실천
입니다.

환경 파괴와 기후 변화는 특히 가난하고 취약한 이웃에게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창조 세계를 돌보는 일은 이웃 사랑과도 연결됩니다.


넷째, 절제와 감사의 삶
입니다.

성경은 탐욕보다 자족을, 낭비보다 절제를, 소비보다 감사와 나눔을 가르칩니다.


다섯째, 공동체적 책임
입니다.

창조 세계의 보전은 개인의 실천만이 아니라
교회와 지역사회, 국가와 국제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입니다.

5. 인류세 시대의 회복 선교

인류세는 인간의 활동이 지구 환경과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시대를 가리킵니다.

이 시대에 교회의 선교는 개인의 영혼 구원만을 강조하는 데 머물지 않습니다.

복음은 인간과 하나님, 인간과 인간, 인간과 창조 세계의 관계를 회복하는

하나님의 구속 계획을 선포합니다.

"그의 십자가의 피로 화평을 이루사 만물을 자기와 화목하게 되기를 기뻐하심이라."
(골로새서 1:20)


회복의 선교는 창조 세계를 우상화 하지도, 무시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생명을 존중하고, 정의를 실천하며,

창조 세계를 책임 있게 돌보는 삶을 통해 복음을 증언합니다.

교회는 과학기술과 정책, 경제와 교육의 영역에서도 창조 질서를 존중하는 지혜를 모색하며,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를 드러내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6. 새 하늘과 새 땅을 소망하는 백성

성경은 현재의 창조 세계가 영원히 버려질 것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만물을 새롭게 하시며,

새 하늘과 새 땅을 이루실 것을 약속하십니다.

"보라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 (요한계시록 21:5)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미래의 소망 때문에 현재의 책임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장차 완성될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며

지금 이 땅에서 창조 세계를 사랑하고 돌보는 삶을 살아갑니다.

맺음말

창조 신앙은 생태 위기와 기후 위기 앞에서 두려움이나 무관심이 아니라

책임 있는 순종을 요구합니다.

그 책임은 단순한 환경 보호 운동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창조주로 예배하고, 인간에게 맡겨진 언약적 청지기 사명을 충실히 감당하며,
이웃과 창조 세계를 사랑으로 섬기는 삶입니다.

인류세 시대의 기독교 선교는 복음을 통해 인간의 마음을 새롭게 하고,
변화된 사람들이 가정과 교회, 사회와 문화, 경제와 과학기술, 그리고 창조 세계 속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를 실천하도록 이끄는 사명입니다.

창조 세계를 돌보는 일은 복음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으로 변화된 삶이 맺는 열매 가운데 하나입니다.
교회는 이 사명을 감당함으로써 하나님 나라를 미리 드러내고,
장차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될 만물의 회복을 소망 가운데 증언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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